라스베가스

출발할 때 캘리포니아에서는 약간 구름낀 날씨였는데, 아리조나는 화씨 80도가 넘는 화창한 날씨였다.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아리조나 피닉스 주위의 구장에서는 축제같은 분위기가 가득하다.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길게 늘어서 있는 줄 그리고 생방송으로 스프링캠프장에서 스포츠 방송을 하고 있는 세팅 주위에서 환호성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다저스 경기를 보러 카멜백랜치로 갔는데, 입구로 들어오는 호수부터 구장이 아주 산뜻하게 지어졌다. 경기 시작전 부터 관중들이 다저스 불펜 쪽에서 선수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페퍼로니 피자에 콜라 한 잔으로 점심을 하는데, 외야에는 자리를 깔고 소풍 온 것처럼 관중들이 편하게 앉아서 경기를 구경하고 있다. 이 날은 화씨 90도가 넘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라 그늘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멀지 않은 굿이어에서는 야간 경기가 열렸다. 이른 시간 부터 티켓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깨끗하고 잘 만들어 놓은 구장안에서는 선수들과 팬들이 어울어져 사인을 해 주고 있었다. 이 곳은 경기장 분위기가 가족과 같다.
 
뜨거운 태양과 숨을 막히게 하는 듯한 더위속에 전혀 기대와는 다르게 수수했던 도시. 처음 라스베가스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땅거미가 내려 앉을 즈음 다시 나왔던 도시에는 휘황찬란한 불빛이 하나 둘 씩 켜지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려함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며 이래서 라스베가스를 찾는 구나를 생각하게 끔했다. 이 첫 방문이이민 후 대학때 였다면, 오랜 미팅끝에 연말 휴가의 시작과 함께 출발한 베가스는 사회 생활 때의 방문이다. 참 오랜만에 가 본다. 특별히 이 곳이 마음에 들어 선택한 건 아니고 그냥 일을 잊어 버리고 오랜 드라이브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점심 전에 출발한 드라이브는 어두 컴컴해진 저녁이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크리스마스 주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하고 있었다. 재미 있는 건 커다란 사진기를 들고 사진을 찍는 여성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많다는 것이다. 이날 따라 화씨 40도 밑으로 떨어진 차가운 날씨와 매섭게 부는 바람이 몸을 움추려들게 했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함께 거리를 거닐었다. 항상 올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는 곳이라 돌아가면서는 다음에 방문했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가 궁금해 지기도 했다. 


항상 라스베가스는 다른 장소를 가는데, 경유지로 들르게 된다. 라스베가스의 밤의 세계와 카지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잠시 호텔에서 쉬어 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베가스 스트립 주위에 세로 세워진 라스베가스 레이더스의 홈구장을 잠시 들렸는데, 2026 월드컵 개최지이고 올해 슈퍼볼에서 캔사스시티가 우승을 한 장소 이기도 하다. 그리고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많은 콘서트가 행해지는 그 이름처럼 공처럼생긴 콘서트홀은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이 눈을 현혹한다. 풋볼뿐아니라 야구의 오클랜드도 라스베가스로 온다고 한다. 아직 야구장도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서두른 결정으로 내년부터 당분간은 어디서 경기를 해야할지 후보지들이 난무하는데, 오래전 방문했던 마이너리그 라스베가스 51팀의 새로지어진 경기장에서 할 수도 있다는데, 이번주에 스프링캠프 경기중 오클랜드와 브루어스의 경기가 여기서 한다고 한다. 티켓가격이 왠만한 메이저리그 경기와 맛먹는다. 베가스스트립에서 가까운 곳에 UNLV 대학이 있다. 처음 방문했는데,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아 캠퍼스가 깨끗하다. 스포츠가 유명한 대학이라 그런지 아침일찍 부터 운동하는 선수들을 쉽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