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A 구장을 가다.

뉴스를 보는데, 오클랜드 A's가 2025년부터 임시 구장으로 새크라멘토 트리플  A구장에서 경기를 한다고 한다. 예전에 스프링캠프와 마이너리그 경기를 보러갈때 트리플 A 구장은 유타에 있는 솔트레이크 비와 라스베가스의 야구장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경기를 직접 구경한 일은 없다. 그러던 차에 오클랜드가 새크라멘토에서 당분간 홈경기를 한다고 해서 방문을 했다. 흐린 하늘에 바늘로 구름을 찌르면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했다. 어제 데이비스로 오는 길에는 1시간 가량 폭우가 쏟아졌다. 오랜만에 빗속에 운전을 해서 몸도 마음도 깨끗해 지는 기분이긴 했는데, 빗속의 드라이브는 항상 긴장을 하게 된다. 데이비스에서는 비가와서 그런지 날씨가 몹시 찾다. 커피를 잘 들지 않는데도 카페를 향하게 되었다. 뜨뜻한 커피를 시켜 자리를 잡는데, 옆에있는 청년이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어느팀 경기냐고 물어보니까 독일축구라고 한다. 그래서 "분데스리가"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 거린다. 커피한잔을 하고 나니까 몸이 많이 따뜻해 졌다. 커피를 마시니까 왠지 어머니가 생각났다. 

 

데이비스에는 에그헤드라고 하는 하외탈비슷한 조각상이 여러군데 있다. 시험을 잘 보라는 부적같은 의미인듯 하다. 찬바람을 맞으면 캠퍼스를 걸어다니는 운치가 있는 듯 했다. 빌딩안에서 랩탑을 쓰고 있는데, 학교직원이 스마트폰 충전를 할려는지 충전기에 꼽아 보고, 반응이 없자 파워아웃릿을 찾는 듯했다. 나는 곧 가니, 내가 쓰던 아웃릿 쓰라고 알려주니까 고마워 하는데, 그럴필요까지는 없는 듯 했다. 방문자 투어를 하는지, 인솔하는 사람에 여러 젊은이들이 따라다니며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전원적인 분위기라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집중하기 좋은 참 괜찮은 학교같다. 야구장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티켓을 구입하고 입장을 했는데, 날씨 때문이지 그리 관중들은 많지 않았다. 남가주에서의 마이너리그 경기는 싱글 A경기였는데, 싱글 A와 트리플 A의 경기를 보다보니까 싱글 A는 농촌에 봉사나온 느낌이고, 트리플 A는 어린 시절 학교 운동회같은 느낌이었다. 싱글 A는 조용하고 가족같은 분위기였다면 트리플 A는 도시의 에너지가 충분히 느껴졌다. 


경기장은 그리 크지 않았다. 트리플 A 경기장들 중에는 2만명이상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들도 있다는데, 새크라멘토 야구장은 매진이 되더라도 거기에는 많이 모라자는 듯 하다. 싱글 A에는 투수들의 스피트가 80마일 초 중반이 대부분이고, 야구들은 기본기에 충실했다면, 트리플 A는 보다 스피디하고, 다이나믹했다. 몸 사리지 않는 플레이도 간간히 보이곤 한다. 경기를 보고 있는데, 파울볼이 내 바로 옆으로 흐르더니 탁자 속으로 들어갔다. 주으러 갔는데, 뒤에서 몸을 날리는 백인 학생하나가 먼저 공을 주었다. 보니 이미 공을 하나 주은 거 같아서, 하나는 나 주면 어떠냐고 물으니까 뒤에 친구들로 보이는 청년들이 자기들 달라고 아우성이다. 이 학생이 주은 공 하나를 탁자위에 올려 놓고, 아무나 가지라고 하니까 뒤에있던 그의 친구가 달려나와 가져 갔다. 그 학생이 나를 가르키며 나한테 주라고 하는데, 보아하니 공을 가진 학생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거 같아서 웃으면서 지나갔다. 경기장 뒤로 보이는 새크라멘토 다운타운의 모습은 보기에 참 좋았는데, 라스베가스 트리플 A 야구장이 아니라 새크라멘토 트리플 A 경기장으로 온다는 건 다분히 A's 다운 결정같아 보였다.